부전시장 입구, 백년해장국에서 마주한 따뜻한 한 끼
요즘 같은 물가에 5천 원 말도 안 되는 따뜻한 해장국, 믿기시나요? 부전시장 근처에서 진짜 그런 집을 만났어요.
비 오는 날 오후, 부전시장 골목을 헤매다 허기진 배를 부여잡고 들어간 해장국집. 사실 기대는 크지 않았어요. 그저 저렴한 가격에 따뜻한 밥 한 끼만 먹으면 좋겠다 싶었죠. 그런데 말이에요, 생각보다 훨씬 더 따뜻했고, 묘하게 정겨운 맛이었어요. 백년해장국이라는 이름처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그런 식사였달까요. 토렴한 밥 위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던 그 장면, 아직도 눈에 선해요. 그런 하루의 기록, 지금부터 풀어볼게요.
목차
부전시장 골목에서 퍼져온 고소한 냄새
이른 오후, 시장길에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던 그때였어요. 포장마차에선 어묵이 팔팔 끓고 있었고, 옆집에선 부침개를 뒤집는 소리가 났죠. 그런 틈 사이로 고소한 냄새 하나가 바람을 타고 스윽 코끝을 간지럽혔어요.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 그 냄새의 정체는 바로 ‘백년해장국’. 간판은 작았지만 가게 앞에는 중년의 부부가 환하게 웃고 있었고,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됐어요. 이런 데가 있다니, 하는 그런 느낌.
믿을 수 없는 가격, 메뉴와 가격표
요즘같이 물가가 폭등한 시대에, 여긴 시간이 멈춰버린 듯 했어요. 해장국 한 그릇이 5000원. 네, 잘못 본 거 아니에요. 밥까지 토렴해서 주는데 그 가격이랍니다. 따로밥을 원하면 천 원 추가지만, 왠지 그 정성스런 토렴이 이 집의 진심 같아서 굳이 바꾸고 싶지 않더라고요.
메뉴 | 가격 |
---|---|
백년해장국 | 5,000원 |
돈곰탕 | 5,000원 |
따로밥 변경 | +1,000원 |
돈곰탕 한입, 고소함과 진한 국물의 향연
제가 시킨 건 돈곰탕이었어요. 부산에는 돼지국밥이 강세였는데 어느날부터 돼지곰탕이라고 하는 이름이 생기기 시작했네요. 별기대 없이 떠 넣은 첫 숟갈. 그런데 국물에서 느껴지는 그 짙은 깊이감은... 대패삼겹살이 푹 익어 풀어진 느낌이었달까. 일반적인 곰탕보다 살짝 더 고소하고 부드러운 그 맛. 입 안에서 국물과 밥, 고기가 동시에 어우러지는데 진심으로 ‘아, 살겠다’는 말이 튀어나오더라고요. 고기가 얇아서 한 입 한 입이 무겁지 않아 더 좋았어요.
- 국물이 뽀얗고 진하다
- 고기가 얇고 부드럽다
- 토렴된 밥과의 조화가 뛰어나다
일행의 해장국, 숙취 날려버리는 국물 맛
같이 간 친구는 해장국을 시켰어요. 전날 과음을 좀 했던 터라, 얼굴빛이 말이 아니었는데... 국물 한 숟갈 뜨자마자 얼굴이 환해지더라고요. “어, 좋네 먹을만하네 ”라는 짧은 한마디. 맑으면서도 묵직한 그 국물 맛에 몸이 깨어나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어요. 양도 넉넉해서 속 든든하게 채우기 딱이었죠. 따로 건더기만 파먹고 국물은 천천히 마시는 그의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해장국이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토렴밥의 매력과 따로밥의 선택
여기선 기본으로 토렴밥을 줘요. 뜨끈한 국물에 밥을 푹 담갔다가 다시 건져내는 그 방식. 밥알에 국물이 스며들어, 밥을 씹을 때마다 감칠맛이 퍼졌어요. 한 입 한 입이 부담 없고, 속도 편안하더라고요. 물론 따로밥으로도 주문 가능해요. 천 원 추가되긴 하지만, 국과 밥을 따로 먹는 걸 선호하는 분들에겐 좋은 옵션이죠.
식사 방식 |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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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렴밥 | 국물에 밥이 스며들어 부드럽고 따뜻함 유지 |
따로밥 | 국물과 밥 따로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
이 집을 다시 찾을 이유, 그리고 소소한 마음
사실 요즘은 어디서 밥 한 끼 먹기도 부담되는 세상이잖아요. 그런 세상에서 이 집은 뭔가 작고 따뜻한 저항 같았어요. 가격도, 맛도, 분위기도. 특히 계산대 뒤에서 웃으며 “맛있게 드셨어요?” 묻던 그 아주머니의 눈빛이 잊히지 않아요. 또 오고 싶어요. 정말로. 다음에는 소수육을 먹어보고 싶네요.
- 물가에 반하는 가성비
- 속이 따뜻해지는 국물 맛
- 정 많은 서비스
자주 묻는 질문 (FAQ)
부산 부전시장 인근, 서면 국민은행쪽에서 진입 시장 내부 골목 쪽에 위치해 있어요. 큰 간판보다는 냄새를 따라가면 더 빨라요.
보통 아침 일찍부터 저녁까지 운영돼요.
네, 천 원만 추가하면 따로밥으로 받을 수 있어요. 주문 전에 미리 말씀드리면 됩니다.
시장 주변 공영주차장을 이용해야 해요. 가게 앞은 좁아서 주차 어렵습니다. 되도록이면 지하철이죠.
아니요. 해장국과 곰탕 중심으로 단출한 구성이고, 수육류가 있고,큰 변화는 없는 편이에요. 그래서 더 믿음이 가요.
요즘은 따뜻한 밥 한 끼에도 마음이 움직여요. 백년해장국은 그런 의미에서 아주 특별한 식사였어요. 단순히 해장을 위한 음식이 아니라, 하루를 위로받는 느낌이랄까요. 언젠가 다시 부전시장 골목을 걷게 된다면, 저는 또 이 집 앞에 멈춰 설 거예요. 여러분도 기회가 된다면 한번 들러보세요. 토렴밥 위로 김이 피어오르는 그 장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예요.